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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열 사회
13분 32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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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mmary
아침에 눈을 뜨면 수면 점수가 기다린다. 내비게이션이 가장 빠른 경로를 골라주는 출근길, 우리 각자의 위치는 교통 흐름 데이터가 되어 서로의 경로를 바꾼다. 점심 식당은 별점 4.5 이상에서 고르는 게 마땅하다. 배달이 도착하면 자연스럽게 리뷰 요청의 알림이 뜨고, 손가락놀림 몇 번으로 라이더와 식당에 별점을 매긴다. 중고거래 앱의 매너 온도를 관리하고, 신용점수를 올려주는 카드 실적을 확인하고, 밤에는 알고리즘이 골라준 영상을 보다 잠든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우리는 하루 종일 점수를 매기고, 또 점수 매겨진다. 버클리와 듀크의 두 저명한 사회학자가 함께 쓴 『서열 사회』는 이 지극히 평범한 하루의 이면에서 작동하는 거대한 사회 변동, 즉 데이터와 알고리즘이 만들어 낸 새로운 계층화의 질서를 해부한다.

이상한 일이다. 무엇 하나 강요당한 적이 없다. 회원가입도, 리뷰 작성도, 위치 정보 제공 동의도 모두 내가 눌렀다. 무료라서, 편리해서, 재미있어서였다. 그런데 어느새 우리는 별점 낮은 식당을 의심하고, 팔로워 수로 사람의 영향력을 가늠하고, 게임 티어와 학점과 신용점수 사이에서 나의 위치를 확인하며 산다. 편리함의 대가로 지불한 것은 단지 개인정보가 아니었다. 우리 삶의 점점 더 많은 국면이 “즉시 인증되고, 기록되고, 분류되고, 일종의 척도에 따라 점수가 매겨지는” 상태, 그것이 우리가 실시간으로 치르고 있는 진짜 값이다.

『서열 사회』의 두 저자는 이 변화를 놓고 기술 기업을 악마화하지도, 사용자를 어리석은 피해자로 취급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이 책의 출발점은 뜻밖에도 ‘기쁨’이다. 스마트폰 지도 위에서 반짝이는 내 위치를 처음 보았을 때의 경이, ‘좋아요’가 쌓일 때의 만족감, 걸음 수 목표를 채웠을 때의 뿌듯함. 비판적인 학자들은 흔히 “당신이 도심을 가로지르도록 도와주는 시스템은 미세하게 감시당하고 끊임없이 비정규직화되는 노동력을 바탕으로 구축됐다”라고 경고하지만, 저자들은 “사회 이론가들은 기쁨의 힘을 과소평가한다”라고 꼬집는다. 사람들이 정말로 사랑해서 쓰는 기술이, 바로 그 사랑을 동력 삼아 우리를 분류하고 줄 세우는 인프라가 되는 과정. 그 정교한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나면, 매일 들여다보는 스마트폰 화면이 전과 같아 보이지 않을 것이다. 순위와 평점에 둘러싸여 살아가는 모든 현대인에게, 자신이 서 있는 자리를 처음으로 삼인칭 시점에서 내려다보게 해주는 지도가 될 책이다.
Author
마리옹 푸르카드, 키런 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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